BRITTEN: PETER GRIMES

앨범번호 : 100383
바코드 : 807280038392
발매일 : 2004-02-06
장르 : 클래식

영국의 오페라로서는 퍼셀 이후에 처음으로 높게 평가할 만한 작품으로 일컬어지는 벤자민 브리튼의 피터 그라임스가 드디어 DVD로 출시되었다. 그간 세이지오자와의 지휘로 안소니 딘 그리피 등이 출연했던 음반이 있긴 했지만, 이번의 연주는 피터 그라임스 역에 필립 랭그릿지, 엔렌 오르포드 역에는 자니스 카인스가 맡고 있으며 발스트로드 선장에 알렌 오피, 데이비드 아서톤이 총 지휘를 맡고 있다. 이 배역진은 1997년 메트에서도 거의 같은 구성원으로 찬사를 받은 일이 있다.
잉글리시 내셔널 오페라 오케스트라와 코러스는 오랜 세월 이 작품을 무대에 올려왔다. 무대의 세트나 특수 효과, 연주의 질도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하다. 필립 랭그릿지의 음성은 어느 쪽인가 하면 뮤지컬에 가깝다고 하겠다. 판사 역의 알렌 오피의 중후한 바리톤에 비한다면 다소 가볍지만 현대 오페라이기에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그의 뛰어난 연기와 용모의 뒷받침으로 피터 그라임스 역에는 적임자라는 생각이다.
1830년경의 영국의 작은 어촌을 배경으로 하는 이 오페라는 당시로서는 드물게 인권에 관해서도 논하는 등 많은 이슈를 담고 있다. 이전까지는 일하는 소년은 인간이 아닌 노동력으로 취급되곤 했으나 이 오페라에서는 어부를 돕는 두 소년의 죽음과 그 주인인 피터 그라임스, 그리고 여교사 엘렌 오르포드를 통해 비중있는 메시지들을 던지고 있다. 간주곡이 나가는 사이에서도 무대 배경에 그래픽으로 상황을 암시하는 영상을 내보내고 있어서 지루하지 않다. 다른 오페라와는 달리 특별히 아름다운 아리아가 들을거리로 존재하진 않지만 현대적인 감성이 오페라의 전면에서 느껴져 흥미진진하다. - 발췌 : 유영희 / Joy classic (2003/11)

브리튼 오페라의 영원한 `교과서` 

1994년 런던 콜리세움 극장의 실황을 담은 앨범으로 오래 전부터 ‘피터 그라임스’의 교과서로 유명했던 영상물이다. 어두운 톤의 무대와 합창단의 뛰어난 연기는 적막하고 무섭기까지 한 어촌의 풍경을 빚는데 성공했으며, 잉글리시 내셔널 오케스트라는 선명한 앙상블로 브리튼의 짜임새 있는 악상을 탄탄하게 음화했다. 무엇보다 완성도의 일등공신은 타이틀 롤을 맡은 피터 랭그리지. 피어스의 서정미와 비커스의 극적인 발성을 절충한 그는 분노와 사랑, 그리고 미스터리가 함축된 드라마틱한 피터 그라임스를 창조했다. 케언스와 오파이는 온화함을 미덕으로 기댈 곳 없는 주인공의 정신적 안식처가 되주고 있으며, 나머지 조연들의 연기도 카메라 속에서 살아 숨쉬듯 생생하다. 코벤트가든에 새로운 프로덕션이 오르지 않는 한 이 앨범의 아성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런던 콜리세움 극장의 1994년 실황 공연으로 LD 시절부터 정평이 높던 영상물이다. ‘피터 그라임스’는 어촌의 적막하고 쓸쓸한 풍경 속에 주인공 피터의 자아분열적인 인물 전개, 엘렌의 아가페적인 사랑, 볼스트로드 선장의 돋보이는 인정, 장면 사이의 빼어난 오케스트라 간주곡 등 필수적으로 구현되어야할 요소들이 많다. 그 점에서 이 앨범은 ‘피터 그라임스’의 교과서로 부를 수 있다. 우선 칭찬할 것은 무대의 구성이다. 감독인 팀 올베리는 무대를 아주 어둡게 만들고 조명을 이용하여 인물의 얼굴을 극명하게 드러냄으로써 심리극으로서의 정수를 보여준다. 창백한 표정의 합창은 잔인한 여론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으며, 1막의 첫 합창은 날카로운 ‘새벽’의 간주곡을 배경으로 어촌의 삭막함을 배가시킨다. 애서톤이 이끄는 악단은 선명한 울림의 관과 타악을 중심으로 흠잡을 데 없는 합주를 보여준다. 특히 6곡의 간주곡은 영상과 음악 모두 막의 끝과 시작을 지극히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실황임에도 불구하고 ‘폭풍우’에서는 만족할 만한 다이내믹과 음량을 맛볼 수 있다. 
이렇게 완벽하게 이뤄진 제반 여건을 바탕으로 진정 드라마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이들은 주연배우 3인이다. 랑글리지는 분노를 내재한 드라마틱한 피터로서, 서정미뿐 아니라 극적인 힘을 강조한 해석을 보여준다. 소년의 죽음과 자신의 미래를 얘기하는 하는 1막 1장의 아리아는 비커스에 비견할 만큼 중량감 넘치는 호연으로 이어지는 폭풍우 간주곡과도 잘 어울린다. 케언즈의 앨런 역시 낭만적이면서도 순결한 느낌이 가득한 미성으로 설득력이 높다. 3막 ‘자수의 노래’에서 그는 확신에 찬 음성으로 피터에 대한 불안과 탄식을 온몸으로 연기하며 감동을 준다. 이밖에 따뜻한 저음으로 약자 편에 선 볼스트로드 선장의 오파이, 권위적이고 음흉한 판사인 그리넌 등 조역들도 극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큰 몫을 했다. 

1994년 런던 콜리세움 극장의 실황을 담은 앨범으로 오래 전부터 ‘피터 그라임스’의 교과서로 유명했던 영상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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