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감 넘치는 오페라 영화로 다시 태어난 베버의 <마탄의 사수>
옌스 노이베르트 감독의 오페라 영화 '사냥꾼의 신부'(Hunter's Birde)는 베버의 오페라 <마탄의 사수>에 담겨있던 독일 민중의 기담을 19세기 초반 나폴레옹전쟁시기를 배경으로 보다 생생하게 우리 앞에 펼쳐 보인다. 노이베르트는 서곡에 앞서 인형극을 이용한 짤막한 프롤로그만 덧붙여져 있을 뿐, 원작 오페라의 대사와 음악 대부분을 충실하게 필름 위로 옮겨 놓았다. 의상을 비롯한 소품들과 독일 작센 일대에서 있었던 현지 로케는 나폴레옹 당시의 시대상을 충실히 고증하고 있으며, 독일의 정상급 가수들로 구성된 출연진들은 노래와 연기 양쪽 모두에서 걸출한 활약을 선보인다.

각각 막스와 카스파르를 노래한 미카엘 쾨니히와 미카엘 폴레의 선 굵은 연기로 극을 이끌어가며, 과감한 노출까지 불사하는 율리아네 반제의 아가테와 레굴라 뮐레만의 상큼한 앤헨도 강한 인상을 남긴다. 비록 조연이지만 르네 파페, 올라프 베어, 프란츠 그룬트헤버 등도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다니엘 하딩이 지휘하는 런던 심포니의 명쾌한 연주도 이 오페라 영화의 완성도에 한 몫을 한다.

[보조자료]
- 1621년 베를린에서 초연되었던 베버의 오페라 <마탄의 사수>는 독일 민족 오페라의 신기원을 열었던 걸작이다. 오페라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막스는 사격대회에서 우승하여 사랑하는 아가테와 결혼하기를 소망한다. 대회를 앞두고 불안해하는 막스에게 카스파르가 막스에게 마법의 힘으로 표적을 맞추는 총알을 사용할 것을 권한다. 막스는 금단의 마탄을 얻는다. 사격대회에서 막스가 마탄을 사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처벌받을 위기에 처하는데..

- 영화감독이자 오페라 및 연극 연출가인 옌스 노이베르트는 1967년 드레스덴에서 태어났다. 빈 부르크테아터, 함부르크 탈리아 테아터 등에서 연극을, 함부르크 슈타츠오퍼, 빈 슈타츠오퍼, 베를린 도이체오퍼, 바이마르 슈타츠오퍼 등에서 오페라 연출을 맡았으며, 빌헬름 뮐러, 베르톨트 브레히트, 아놀드 쇤베르크, 하인리히 하이네에 관한 연극을 자신이 직접 쓴 대본으로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 옌스 노이베르트가 2010년에 제작한 오페라 영화 '사냥꾼의 신부'는 2010년 상파울루 국제영화제, 2010년 몬트리올 국제영화제의 비경쟁부문, 2012년 밴쿠버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등에 출품되었으며, 2012년에는 빈 라타우스플라츠 영화축제의 상연작으로 결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