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베르디 바리톤 레오 누치가 노래한 시몬 보카네그라
베르디의 중후기 걸작 중 하나인 <시몬 보카네그라>는 어두운 내용만큼이나 3명의 주역 저음남성가수들의 중후한 음성이 지배하는 독특한 느낌의 작품이다. 시몬 보카네그라는 14세기 중반 제노바의 황금기를 다스렸던 실존인물이다. 베르디는 역사적 사실 위에다, 자신이 즐겨 다뤘던 소재인 부성애를 더하여 이 묵직하고도 어두운 작품을 완성하였다. 1857년에 있었던 초연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베르디는 절치부심으로 이 오페라를 뜯어고쳤다. 결국 26년 뒤에 선보였던 개정판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2010년 5월 파르마의 테아트로 레조에서의 실황을 담은 본 영상물 역시 개정버전을 따르고 있다. 

조르조 갈리오네가 연출한 본 프로덕션은 이미 2007년 볼로냐 테아트로 코무날레에서의 실황(로베르토 프론탈리가 시몬을 노래하였다.)이 Dynamic을 통해 DVD로 출시된 바 있지만, 본 영상에서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베르디 바리톤들인 레오 누치와 로베르토 스칸디우치의 시몬과 야코포를 한글자막과 함께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베르디 애호가들의 큰 환영을 받을 것이다.

[보조자료]
- <시몬 보카네그라>는 1857년 3월 12일 베네치아의 라 페니체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즉 이 오페라는 <에르나니>, <아틸라>, <리골레토>, <라 트라비아타>에 이어서 베르디가 이 극장을 위해 완성한 다섯 번째 오페라에 해당한다. 14세기 전반기 해양 도시국가 제노바의 총독으로 재임하면서 이 도시의 황금기를 이뤘었던 실존인물인 시몬 보카네그라의 최후를 소재로 한 이 오페라의 대본은 안토니오 가르시아 구티에레즈(<일 트로바토레>의 원작도 그의 작품이다.)의동명 희곡을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가 각색한 것이다. 초연 무대는 그리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이후 베르디는 작곡가이자 대본작가였던 아리고 보이토의 도움을 받아서 수차례의 개정작업에 들어갔고, 초연 이후 24년의 세월이 흐른 뒤인 1881년에 밀라노 라 스칼라에서 개정판을 다시 무대에 올려 만족할만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 오페라의 간략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노바의 뱃사람이었던 시몬 보카네그라는 평민들의 후원에 힘입어 이 도시의 총독이 된다. 하지만 과거 그는 귀족 피에스코 가문의 마리아를 사랑하여 딸을 낳았으나 결혼 승낙도 받지 못한 채 연인은 죽고 딸은 잃어버린다. 25년의 세월이 흘러 시몬은 죽은 줄만 알았던 딸을 상봉하게 되고 오랜만에 생의 환희에 감격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정치적 음모가 진행되어 시몬은 독이 든 물을 마시게 되고 마지막 순간에 모든 것을 용서하고 피에스코 가문과 화해를 이루면서 죽음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