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칠리아 바르톨리는 리사이틀 실황을 담은 DVD가 다양한 종류로 나와있는 우리 시대 최고의 디바이다. 2001년 오스트리아 그라츠에서 열린 실황인 이 영상물에는 바르톨리가 부르는 모차르트 아리아들과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가 빈 콘첸투스 무지쿠스를 지휘한 교향곡 제38번 `프라하`가 수록되었다.
수록된 모차르트 아리아들은 연주회용 아리아로 분류되지만 원래 오페라의 대체 아리아로 작곡된 것 중심으로 꾸몄다는 것이 이채롭다. `너를 우러러보는 자의 소망을` K.577은 `피가로의 결혼` 4막에 수잔나의 오리지널 아리아를 대체하기 위한 곡이고, `나는 가련다, 하지만 어디로, 신이시여` K.583은 자기 자신도 아니고 스페인의 마르틴 솔레르가 작곡한 오페라 부파의 리바이벌에 삽입하기 위한 곡이다.
이렇게 5곡이 실렸지만 바르톨리 특유의 활력과 객석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는 비발디 리사이틀보다 못하다. 와일드하지만 정확하기 그지없는 그녀의 콜로라투라 기교를 보여주는 곡들임에도 아찔한 장면은 덜 연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르톨리의 기존 리사이틀보다 나을 것은 없고 단지 아르농쿠르의 가세가 흥미로운 뿐이다.
아르농쿠르가 지휘한 악단은 빈 콘첸투스 무지쿠스! 정격연주 단체로 가장 전통이 깊은 악단의 하나이자 지휘자로서 아르농쿠르가 명성을 쌓은 단체인데 특히 18세기 목관악기의 생김새와 그 연주 모습이 흥미롭다. 아르농쿠르는 `프라하`교향곡에서 눈을 크게 치켜 뜬 채 과격한 몸놀림으로 의도적인 거칠음과 독특한 템포의 파격을 강조한다. 서플먼트로 필름 메이킹, 두 사람의 대담이 포함된 리허설 등이 제공되는데 특히 촬영과정을 담은 필름메이킹이 흥미롭다. 하이든의 곡을 부른 트렝일러(예고편)도 있는데 같은 연주회 실황인지, 비슷한 시기에 열린 다른 연주회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 발췌 : 유형종 / Joy classic (20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