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IZETTI: LUCIA DI LAMMERMOOR

앨범번호 : OALS3003
바코드 : 809478030034
발매일 : 2004-07-13
장르 : 클래식

- <루치아>는 벨칸토 오페라의 장점과 단점이 모두 극한까지 드러나는 작품이다. 음악 또한 무척이나 역설적이다. 줄거리는 모든 오페라 역사를 통틀어 가장 비극적인 것에 속하지만 음악 자체는 이탈리아 전통의 고전적 명쾌함과 꿈꾸는 듯한 아름다운 선율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그 유명한 ‘광란의 장면’조차도 루치아가 비통한 눈물을 쏟아 붇는 것이 아니라 정신착란 상태에서 극도의 몽환적 공상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개된다. 소프라노가 마치 플루트와 고음을 경쟁하는 듯한 장면도 있고 고난도의 콜로라추라 패시지도 이어진다. 관객들은 이 비극적인 장면에서 눈물로 수건을 적시면서도 아름다운 선율에 황홀해하고 가수의 기교에 환호한다. 비극을 비극 그 자체로 표현하지 않는 방식! 이탈리아 사람들은 가장 아름다운 선율과 멋진 노래 실력만으로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 이탈리아에는 메이저 음반사와 계약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른 나라에 덜 알려진 굉장한 성악가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마리엘라 데비아는 에디타 그루베로바와 더불어 현역 최고의 콜로라추라 소프라노로 꼽히는 라 스칼라의 보물이다. 어려운 악구를 너무 쉽게 불러 오히려 감동이 없다는 역설적인 평가를 받을 정도이므로 그녀의 실력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루치아 같은 오페라 역사에 소문난 난역(難役)으로 감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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