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ZART: DIE ZAUBERFLOTE

앨범번호 : OA0886
바코드 : 809478000754
발매일 : 2004-02-06
장르 : 클래식

얼마전 국내 무대에 올려진 리골레토로 알려져 있는 데이비드 맥비커의 연출인 로열 오페라의 `마술피리`는 실황 음반이다. 기괴한 백인으로 설정한 모노스타토스나 무척 인간적인 부분을 강조한 현인 자라스트로를 제외하곤 파격적인 설정은 거의 없으며 의상과 무대 모두 충분한 물량 투입으로 비주얼적인 요소가 많다. 이에 비해 출연 가수진의 기량은 그리 만족스럽지 않다. 우스꽝스러운 외양과 달리 파파게노로 분한 킨리사이드의 가창과 연기는 건조하고 단조로우며 해학적인 ㅁ녀도 약하여 그리 효과적이지 못하다. 젤리히의 자라스트로는 주요한 두 곡의 아리아를 충분히 소화해내지 못하고 있다. 저역의 부실함과 어색한 프레이징은 자연스러운 연기도 커버되지 못한다. 

하르트만의 타미노는 전반적으로 훌륭하지만 음성이 조금 더 가다등어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뢰시남의 파미니는 외모가 어울리지 않는 약점을 맑고 고운 음성과 호소력 짙은 연기로 보완하였다. 담라우의 밤의 여왕은 1막의 아리아에서 정교함이 모자란 드했지만 2막의 `지옥의 복수가`에서는 완력한 기교와 넘치는 카리스마로 화려한 콜로라투라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비중은 작지만 대변인의 알렌의 노련함은 역시 돋보였다. 마술피리 연주로 정평이 나 있는 데이비스의 경쾌하면서 유려한 연주는 도오하적인 아름다움을 잘 살린 훌륭한 음악이다. 
(발췌 : Joy classic / 김준형 / 2004.01)

ENO의 ‘알치나’(헨델)로 유명해진 데이비드 맥비커 연출의 런던 코벤트가든 실황이다. 2003년 1월 27일 공연을 담았는데, 이날은 모차르트가 태어난 날로서 작곡가를 기념하는 의미도 함께 담겨 있다. 그 의의에 걸맞게 코벤트가든은 완전히 새로운 프로덕션과 캐스팅을 선보였으며, 오랫동안 모차르트 오페라의 권위적 해석가로 추앙 받은 ‘영국인’ 콜린 데이비스를 지휘자로 초청했다. 

앨범의 재킷에서 보듯 맥비커는 무대를 온통 푸른색으로 치장하여 동화적인 분위기를 한껏 북돋았다. 하지만 이런 신비스런 무대에 위에 맥비커는 18세기 인문주의와 계몽사상을 강조함으로써 그의 연출은 매우 신선하게 느껴진다. 단적인 예가 20세기 중반의 영국 노동자 복장을 한 타미노와 권위와 위엄을 벗고 사제보다는 인간에 가까운 자라스트로이다. 인종차별적이라는 작품의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인지 모노스타토스를 흑인이 아닌 그로테스크한 백인으로 설정한 것은 매우 파격적이다. 킨리사이드의 파파게노 또한 흥미롭다. 그는 시종 채플린식 연기로 어리숙한 성격을 강조했는데, 이는 연출자의 지시보다는 가수 개인의 인식이 더 많이 작용했으리라 짐작된다. 

각 인물들에 대한 설정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노래에 의해 힘을 얻는다. 타미오를 맡은 하르트만은 수려한 외모가 일단 주인공으로서 부족함이 없으며 젊음이 넘치는 음성 또한 신뢰감을 준다. 뢰쉬만은 청순한 미성과 공감을 주는 표현으로 당대 최고의 파미나로 불릴 만하다. 그가 노래하는 ‘아! 나는 느끼네’는 지고지순한 사랑의 결정체로 많은 공감을 준다. 킨리사이드는 탄탄한 목질의 저역으로 그 명성에 맞는 믿음직한 아리아를 들려준다. 그러면서도 그 전통적인 가창이 파파게노의 독특한 행동, 표정과 어우러지는 것을 보면 킨리사이드의 연기는 천부적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밤의 여왕을 맡은 담로의 콜로라투라는 모두가 기대하는 만큼 이상적인 콜로라투라 기교를 지녔으며, 자라스트로를 맡은 젤리히는 그와 정반대에 서서 저음의 미감을 뽐낸다. 

어느덧 80에 다다른 데이비스는 다소 느린 템포를 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서곡에서부터 젊은 시절 못지 않게 빠르고 상쾌한 흐름을 만들어내며 악상의 유희를 마음껏 탐닉하고 있다. 영상 감독인 개빈은 비교적 짧은 커트로 시종 지루하지 않은 화면을 만든다. 다중 채널로 분리된 입체 음향은 코벤트가든의 고품격 음색을 매혹적으로 재현해냈다. 공연 준비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와 데이비스가 말하는 ‘마술 피리’ 등 부록들도 쏠쏠한 재미를 준다.

Related Albums

Subscribe on Our Newsle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