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피리`, `세이야의 이발사`, `리골레토`, `라인의 황금`, `카르멘`, `투란도트` 등 유명 오페라를 각각 30분 정도의 분량으로 압축하여 애니메이션으로 구성한 `오페라 복스(Opera Vox)`라는 영상물이 있다. 한글자막 비디오 세트로 발매된 바도 있고 현재는 DVD로 수입되어 있는데 그 제작 의도는 단순한 것이었다. 어린이가 오페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야나체크의 `영리한 작은 암여우`를 만화영화로 꾸민 이 DVD는 좀 다르다. 암여우를 주인공으로 하는 동화이므로 만화로 만들기에 적합한 소재이면서도 인간과 동물의 관계, 암여우라는 한 생명체의 삶과 허무한 죽음이라는 자연의 법칙을 담담한 시각으로 다루고 있기에 어른을 위한 동화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야나체크가 작곡할 당시(1932년) 암여우르르 캐릭터로 한 신문 카툰에 작극받아 이 오페라를 작곡했다닌 이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다는 시도 또한 충분한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지휘를 맡은 켄트 나가노는 워래 100분 정도 되는 작품을 1시간 미만으로 편집하여 군더거기없는 빠른 진행을 주도했고, 노래는 전부 영어로 불려진다. 가수들은 가창력보다는 배역 중심으로 캐스팅되어 편안한고 스토리 중심으로 노래한다. 짜임새 있게 만들어졌지만 영어로 제작된 수입영상물의 약점, 즉 할글은 물론 영어자막도 없다는 점 때문에 어린 자녀와 함께 보면서 통역해 주는 수고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 발췌 : 유형종 / Joy classic (20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