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속의 오페라'로 전혀 새롭게 탄생한 <노르마>의 혁신판
벨칸토 오페라 걸작인 <노르마>는 고대 로마 시대의 갈리아를 배경으로 드루이드교의 여제사장인 노르마와 로마 장군 폴리오네의 숨겨진 사랑, 그리고 폴리오네가 젊은 여승 아달지자를 사랑하여 벌어지는 삼각관계의 비극이다. 귀 주스텡이 연출한 네덜란드 오페라의 프로덕션은 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했다. 노르마를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의 상징으로서 오페라 주역 가수로 설정한 것이다. 게다가 <노르마>의 전설적 명가수 마리아 칼라스의 이미지를 투영했다. 극이 처음 벌어지는 상황은 오페라 분장실이며 폴리오네와 아달지자 역시 오페라 가수들이다. 노르마는 마리아 칼라스가 즐기던 의상과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등장한다. 그러나 점차 오페라의 내용과 극의 내용이 녹아들어간다. 연출가의 훌륭한 상상력 덕분에 노르마의 비극과 칼라스의 비극이 동시에 구현되는 것이다. 미국 출신의 해스닉 파피안(노르마)과 휴 스미스 (폴리오네)가 치밀한 가창을 들려주며 특히 아테네 출신의 이리니 트시라키디스(아달지자)에게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