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의 창립 기념일인 5월 1일을 맞이하여 유럽 각지의 명소들을 순회하며 펼쳐지는 유로파 콘체르트는 한여름의 발트뷔네 콘체르트와 더불어 베를린 필의 가장 중요한 연례행사로 자리 잡았다. 2013년의 유로파 콘체르트는 아름다운 조각과 장식으로 가득 채워진 체코 프라하성의 스페인 홀에서 펼쳐졌다. 사이먼 래틀이 지휘봉을 잡았던 이 콘서트는 현악합주를 위한 본윌리엄스의 고풍스런 작품인 '탈리스 주제의 환상곡'으로 시작된다. 이어서 최정상급 성악가이자 래틀의 반려자인 막달레나 코체나가 초대 손님으로 등장하여, 시편을 토대로 완성한 드보르작의 대표성악곡인 '성경의 노래들' Op.99 중의 8곡을 풍부하고도 부드러운 음성으로 노래하였다. 베를린 필 단원들의 빼어난 개인기와 유려한 앙상블이 멋진 조화를 이뤄낸 베토벤의 교향곡 6번 '전원'이 콘서트의 대미를 아름답게 장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