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율리아 피셔, 야이네 얀센과 더불어 젊은 여류 바이올리니스트의 트로이카를 구성하고 있는 미국 출신의 힐러리 한은 수차례의 내한 공연을 통해 우리 음악팬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본 영상은 힐러리 한이 마리스 얀손스가 지휘하는 베를린 필과 더불어 일본에서 가졌던 역사적인 공연실황을 담고 있다. 2000년 11월 26일 도쿄 산토리 홀에서 있었던 이 콘서트에서 힐러리 한은 쇼스타코비치가 오이스트라흐를 염두에 두고 완성했던 바이올린협주곡 1번을 무대에 올렸다.

작고 가녀린 체구로 강력한 에너지와 화려한 초절기교를 요구하는 이 난곡에 맞서는 힐러리 한의 당당한 모습과 능란한 연주는 일본 애호가들에게 큰 감흥을 안겨주었다. 드보르작의 3대 교향곡 중에서 가장 뛰어난 서정미를 자랑하는 교향곡 8번과 오페라의 이국적인 분위기를 훌륭히 축약해 놓은 베버의 오베론 서곡에서는 얀손스의 강렬한 카리스마와 베를린 필 단원들의 뛰어난 기량이 빛을 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