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밤과 음악 2집- PRAYER

앨범번호 : AMC2087
바코드 : 8809090671815
발매일 : 2007-12-24
장르 : 클래식

[ CD 1 - 곡 해설 ] 

01. 바흐/구노 : 아베마리아 
Bach/Gounod : Ave Maria | David Agnew (Oboe), Triona Marshall (Harf) 

프랑스의 낭만주의 시대 작곡가 구노가 쓴 ‘아베마리아’는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와 쌍벽을 이루는 아베마리아 최고의 명곡이다. 원래 아베마리아는 로마 가톨릭 교회의 전례행사에서 불려지는 성모찬가였지만, 낭만주의 시대에 슈베르트나 구노가 이렇게 간결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가곡으로 만들어 대중적으로 널리 확산되게 한 공로는 실로 크다고 할 수 있다. 음악은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제1권에 첫 번째로 나오는 1번 C장조’를 조옮김하여 반주로 사용하고 있고, 그 반주 위에 맑고 경건한 분위기의 멜로디를 얹어서 만든 것이다. 오페라로 성공했던 작곡가 구노의 아름다운 선율미가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 음반에서는 오보에와 하프가 연주하고 있다. 


02. 쇼팽 : 녹턴 Op.9, No.1 
Chopin : Nocturne Op.9, No.1 | Idil Biret (Piano) 

쇼팽의 녹턴 Op.9의 세 곡은 쇼팽이 조국 바르샤바를 떠나기 직전부터 파리로 가서 살기 시작한 시점에 쓴 작품들이다. 녹턴 전곡 음반을 올려놓으면 가장 먼저 들려오는 매혹적인 정취의 피아노 음악이 바로 이 곡인데, 실제로 21편의 녹턴 가운데 가장 먼저 출판된 작품이다. 흔히 다음 곡인 No.2가 훨씬 더 유명하지만, 이 첫 곡 역시 고요한 밤의 정취와 따스한 정감이 넘치는 작품이다. 간결하지만 구조적인 아름다움도 각별하고 고요한 밤의 정취에 묻어있는 야릇한 슬픔이 아주 감미롭게 느껴진다. 


03. 아일랜드 민요 : 살리 가든 아래에서 
Down By The Sally Gardens | Clannad (Song) 

‘살리 가든(The Sally Gardens)’은 아일랜드의 저명한 시인 예이츠(Yeats,William Butler 1865-1939)의 시로 불려지는 노래다. 가사는 인생을 쉽게 살라고 충고한 애인의 말을 듣지 않다가 그녀가 떠난 뒤에 후회한다는 내용이다. 예이츠의 시는 실연이 예고되어 있는 연인들의 가슴을 야릇한 교훈으로 쓸어내린다. 한숨과도 같은 기다랗고 느린 선율이 인상적이고, 진한 애수가 느껴진다. “살리 가든 아래에서 내 사랑과 나는 만났어요. 그녀는 살리 가든을 지나왔죠. 작고 눈처럼 하얀 맨발로. 그녀는 사랑을 쉽게 생각하라고 말했죠. 나무에서 잎이 자라나는 것처럼. 하지만 나는 어리고 어리석었죠. 그녀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죠. 강 옆 들녘에서 내 사랑과 나는 서 있었죠. 그리고 나의 힘없는 어깨에 그녀는 눈처럼 하얀 손을 얹고는, 인생을 쉽게 살라고 얘기했죠. 강둑에서 풀이 자라는 것처럼. 하지만 나는 어리고 어리석었죠. 지금은 이렇게 눈물로 가득하답니다.” 


04. 멘델스존 : 무언가 중 Op.30, No.6 베네치아의 뱃노래 
Mendelssohn : Venetian Boat Song from Songs without Words Op.30, No.6 
Axel Strauss (Vn), Cord Garben (Piano) 

멘델스존이 쓴 무언가는 노래 풍의 선율과 간단한 반주로 되어 있는 피아노 소품이다. 무언가란 가사가 없는 노래라는 뜻인데, 이 말은 작곡가가 아니라 후대의 사람이 명명한 것이다. 무언가는 하나하나가 작곡가 자신의 일기와 같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다. 그것은 어느 시점에 단기간에 작곡한 것이 아니라 1830년부터 1845년까지 장장 15년에 걸쳐 쓴 작품이다. 바그너가 음의 풍경화가라고 찬탄했을 정도로 음으로 사물이나 풍경을 스케치하는 능력이 뛰어났던 멘델스존이 피아노 소곡 분야에서 그 능력을 십분 발휘한 것이 무언가라 하겠다. Op.30의 No.6은 ‘베네치아의 뱃노래’라는 별명으로 불리는데, ‘봄노래’ 등과 함께 멘델스존의 무언가 가운데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물의 도시 베네치아에서 별이 떠있는 하늘 아래, 조용히 지나가는 곤돌라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소품이다. 


05. 모차르트 : 오페라 <돈 조반니> 중 ‘자 우리 서로 손을 잡고’ (arr. Josef Triebensee) 
Mozart : La ci darem la mano from Don Giovanni | Opera Senza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에 나오는 돈 조반니와 체를리나의 아름다운 이중창곡이다. 이 음반에서는 관악기 앙상블로 연주되지만, 다음과 같은 가사 내용을 그리면서 들으면 더 감동적일 것이다. (돈 조반니) 자 우리 서로 손을 잡아요. 거기 그대는 내게 ‘그렇게 해요’라고 말하세요. 당신 알지요, 멀지 않았어요. 자 떠납시다, 나의 사랑이여. (체를리나) 저도 그러고 싶어요, 하지만 아직은 안돼요. 내 가슴은 조금 떨려요. 내가 행복해지리라는 것은 맞아요, 하지만 그는 곧 나를 속일 거예요. (돈 죠반니)이리 와요, 나의 사랑이여! (체를리나) 마제토에게는 미안해요.(돈 조반니) 내가 당신 인생을 바꿔줄 거요. (체를리나) 이렇게 금방 어쩔 수 없게 되네요. (돈 조반니) 자 갑시다! (돈 조반니와 체를리나) 갑시다, 갑시다, 나의 사랑이여, 순진한 사랑의 고통을 달래주기 위해. 


06. 쇼스타코비치 : 피아노 협주곡 2번 Op.102 중 2악장 
Shostakovich : Piano Concerto No.2 Op.102 2nd | Michael Houstoun (Piano), New Zealand Sym.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은 그가 교향곡 11번을 작곡하던 시점인 1957년에 함께 쓴 작품이다. 쇼스타코비치는 이곡을 뛰어난 피아니스트이던 아들 막심 쇼스타코비치한테 헌정했는데, 막심은 1957년 5월 10일 모스크바 음악원 홀에서 아노소프가 지휘하는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아버지의 작품을 초연했다. 교향곡 11번과 병행해서 썼지만, 웅장하고 엄숙한 교향곡과는 달리 간결한 형식미를 자랑하고, 24년 전에 썼던 첫 피아노 협주곡과도 다르게 청년시절의 지극히 로맨틱한 감수성을 표현해놓고 있다는 점이 이 협주곡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이 음반에서 들리는 바와 같이 특히 2악장인 안단테 악곡이 무척 아름다운데, 꿈결처럼 아련한 녹턴 풍의 선율이 연신 가슴을 녹일 때는, 문득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인가 의심이 들 정도다. 


07. 쇼팽 : 로시니 오페라 <신데렐라> 주제에 의한 변주곡 
Chopin : Variations in E Major on the Theme ?on piu mesta?from Rossini 
Opera ?a Cenerentola?Janos Balint (Flute), Nora Mercz (Harf) 

플루트가 화사한 정취를 한껏 뽐내며 주제를 전개시키는 이 아름다운 곡은 쇼팽이 14살 때인 1824년에 바르샤바에서 작곡한 소품이다. 로시니의 신데렐라 오페라인 <라 체네렌톨라>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화려한 콜로라투라 아리아 ‘이젠 슬프지 않아요(Non piu mesta)’를 가지고 쓴 것이다. 슈만이 쇼팽을 소개하면서 ‘여기 천재가 나타났습니다. 여러분 모자를 벗으세요’라고 했다고 하는데, 과연 쇼팽의 천재성을 잘 엿볼 수 있는 작품이 바로 이 변주곡이다. 흔히 피아노 반주로 되어 있지만, 이 음반에서는 하프가 피아노 역할을 하고 있다. 


08. 베토벤 : 로망스 F장조 2번 Op.50 
Beethoven : Violin Romance F Major No.2 Op.50 | Takako NIshizaki (Violin), Slovak Phil. 

베토벤의 바이올린을 위한 로망스는 모차르트의 ‘아다지오’와 비슷한 이미지를 가진 포근한 음악이다. 그가 쓴 두 곡의 로망스가 모두 유명하지만 이 음반에서는 그 중에서 2번, Op.50을 선택했다. 로망스라는 단악장의 악곡이지만 엄밀히 말해 바이올린이 주인공이고 오케스트라가 함께 반주하며 진행하는 바이올린 협주곡이다. 그래서 흔히 유명한 바이올린 협주곡 음반에는 끝에 이 로망스 작품이 수록되는 경우가 많다. 


09. 안톤 루빈스타인 : 멜로디 
A. Rubinstein : Melodie | David Geringas (Cello), Lithuanian Chamber Orch. 

‘F장조의 멜로디’는 19세기 후반 리스트가 건재하던 시대에 탁월한 피아니스트이며 작곡가로 명성을 떨친 안톤 루빈스타인(Anton Rubinstein)의 작품이다. 루빈스타인은 오페라, 오라토리오, 교향곡, 협주곡 등도 많이 남겼지만, 오늘날에는 3~4분 정도밖에 안되는 이 감미로운 소품이 그의 이미지를 대변하고 있다. 해가 산 너머로 뉘엿뉘엿 넘어가는 한적한 저녁풍경이 연상되는 불멸의 명곡이다. 원곡은 피아노곡이지만, 흔히 다음과 같은 가사가 붙은 러시아 노래로 불려지기도 하는데, 이 음악을 듣는 데 도움이 된다. “오랜 세월 내 맘에 간직해 온 사랑 그 사랑을 이제는 잊어야 하겠네. 지나던 먹구름이 해를 가리듯 그대는 내 청춘의 빛을 앗아갔네. 차라리 옛날이 사랑을 몰랐던 그때가 아쉬워 한숨짓네. 이룰수 없었던 괴로운 사랑에 내 젊은 정열 모두 바쳤네. 가엾은 내 마음을 쓰다듬어 주게 내 사랑은 못 받아 준다할지라도 바랄 것 더 없네 가엾은 내마음 알아만 주게나 알아만 주게나. 이 내마음 오 사랑 따뜻한 마음씨로 이 내 작은 소원을 받아주게. 가엾은 내 마음 알아만 주게 알아주게 이 내 마음” 


10. 모차르트 : 클라리넷 5중주 KV.581 중 1악장 
Mozart : Clarinet Quintet K.581 1st | Ulf Rodenhauser (Clarinet), Ensemble Villa Musica 

모차르트는 빈에서 클라리넷 연주자 안톤 슈타틀러(Anton Stadler)를 만나 클라리넷이란 악기의 기능과 연주법에 관해 많은 것을 익히게 되었다. 슈타틀러는 모차르트에게 경제적인 원조까지 해주었는데, 모차르트에게는 참으로 고마운 친구가 아닐 수 없었다. 모차르트는 그의 호의에 보답하기 위해 두 곡의 클라리넷 명곡들을 작곡하게 되는데, 그것들이 바로 클라리넷 5중주와 죽음이 임박했을 때 쓴 클라리넷 협주곡이다. 브람스의 작품과 함께 클라리넷 5중주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이 음악은 언제 들어도 평온하고 감미롭다. 


11. 미겔 요벳 : 아멜리아의 유서 
Miguel Liobet : El testament d?melia | Daekun Jang (Guitar) 

미겔 요벳(Miguel Llobet)은 1878년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나 1938년 바르셀로나에서 세상을 떠난 카탈루냐의 기타연주가이다.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목공예 일을 도왔으나 우연한 기회에 기타를 선물 받아 기타연주에 몰입하면서 기타리스트의 길을 걷기로 했다. 그의 첫 선생은 마힌 알레그레(Magin Alegre)였지만, 알레그레는 요벳의 특출한 재능을 간파하고 현대 기타 주법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프란시스코 타레가한테 소개해 공부하도록 도왔다. 요벳은 타레가가 배출한 제자 중에서 가장 빛나는 인물이기도 하다. 1900년 파리 만국 박람회가 열리는 장소에서 줄곧 독주회와 저녁음악회에 초대될 정도로 프랑스에서 인기를 얻었고, 아메리카 대륙에서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 했다. 특히 1차 세계 대전 후 남아메리카에서는 그의 표가 가장 비쌀 정도로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 그는 조국 카탈로니아 민요를 포함해 고전, 낭만 레퍼토리를 기타곡으로 편곡하여 기타곡목 확충에 힘썼다. 기타란 악기의 특성이나 잠재력을 훤히 통찰하고 있던 그가 쓴 음악들은 세련된 기타음악의 표본처럼 느껴질 정도다. ‘아멜리아의 유서’는 따스한 서정과 애수 가득한 선율이 너무도 아름다운 기타 명곡이다. 


12. 흑인영가 : 그 누가 나의 괴로움 알까 
Nobody knows the trouble I?e seen | HeeChan Ahn (Trumpet) 

주지하듯이 흑인 영가는 19세기 중반 이후 노예 해방이 이뤄지기까지 약 250년간 백인의 노예로 살아야 했던 흑인들의 한과 슬픔이 맺힌 노래다. ‘그 누가 나의 괴로움 알까’는 찬송가에 들어 있을 정도로 가장 널리 알려진 명곡 중에 하나인데, 가사는 다음과 같다. “그 누가 나의 괴로움 알며 또 누가 슬픔 알까. 주 밖에 누가 괴로움 아나. 영광 할렐루야. 오, 그 누가 나의 괴로움 알며 또 누가 슬픔 알까. 주 밖에 누가 괴로움 아나 영광 할렐루야 나 자주 넘어집니다. 오 주여 나 자주 실패합니다. 오 주여 나 괴로움 없는 것 같으나 오 주여 나 심히 괴롭습니다. 오 주여 오 그 누가 나의 괴로움 알며 또 누가 슬픔 알까 주밖에 누가 괴로움 아나. 영광. 할렐루야.” 이 음반에서는 슬픔이 잔잔하게 정제된 트럼펫의 연주로 담겨 있다. 


13. 수잰 룬뎅 : 여기 모인 옛 친구들 
Susanne Lundeng : O?venner som forsamlet er | Susanne Lundeng (Fiddle) 

‘나는 당신의 소중한 사람’이란 곡이 담긴 음반으로 국내에서도 빅 히트 했던 노르웨이 바이올린 연주자이며 작곡가인 수잰 룬뎅의 향토색 짙은 우정이 담긴 명곡이다. 룬뎅은 아홉 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연주했고, 노르웨이의 옛 연주자들로부터 연주와 노르웨이 전통 음악에 대해 많은 것을 터득한 북구의 독특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예술가다. 룬뎅이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은 노르웨이 중북부 노를란 주의 주도이며 항구도시인 보되였는데, 그곳에서 그녀는 로포텐 섬과 잘텐에 있는 민속음악 대가들에 관한 얘기를 많이 들으며 자신의 음악세계를 구축해나갔다고 한다. 이 음반에 실린 곡도 룬뎅 음악의 근간이 노르웨이 민속음악이라는 점을 잘 말해준다. 단번에 끌리는 음악이라기보다는 들으면 들을수록 감칠맛을 느끼게 되는 곡이다. 


14. 베토벤 : 환희의 송가 
Beethoven : Song of Joy | The St. Philips Boy? Choir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의 대미를 장식하는 명곡이다. 흔히 ‘환희의 송가’라고 불리는 극적인 기쁨의 노래인데, 4분의 3박자의 매우 빠른 악곡이다. 변주곡 형식으로 되어 있고, 깊은 감동을 주는 데는 가사의 내용도 커다란 몫을 한다. “오 친구들이여, 이러한 소리가 아니다! 우리들은 좀더 기쁜 노래를 부르자. 좀더 환희에 넘치는 노래를!...”로 시작되는 가사는 독일의 시인 프리드리히 쉴러(Friedrich Schiller)의 시다. 이 음반에서는 소년 합창단의 특별한 편성의 음악으로 듣게 된다. 


[ CD 2 - 오디오 북 전문 ] 

01. 이로쿼이 족 인디언 기도문 - 출처: 류시화 번역/ 민들레를 사랑하는 법/ 나무 심는 사람 
Song of the hills/ Michael Hoppe (Piano) 

밤과 낮을 쉬지 않고 운항하는 어머니 대지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다른 별에는 없는 온갖 거름을 지닌 부드러운 흙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우리 마음도 그렇게 되게 하소서 

해를 향하고 서서 빛을 변화시키는 아파리들과, 
머리카락처럼 섬세한 뿌리를 지닌 식물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들은 비바람 속에 묵묵히 서서 작은 열매들을 매달고 물결처럼 춤을 춥니다. 
우리 마음도 그렇게 되게 하소서 

하늘을 쏘는 칼새와 새벽의 말 없는 올빼미의 날개를 지탱해 주는 
공기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리고 우리 노래의 호흡이 되어 주고 맑은 정신을 가져다 주는 바람에게. 
우리 마음도 그렇게 되게 하소서 

우리의 형제 자매인 야생 동물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자연의 비밀과 자유와 여러 길들을 보여 주고, 
그들의 젖을 우리에게 나눠 줍니다. 
그들은 스스로 완전하며 용감하고 늘 깨어 있습니다 
우리 마음도 그렇게 되게 하소서 

물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구름과 호수와 강과 얼음산에게도. 
그들은 머물렀다가도 또 여행하면서 우리 모두의 몸을 지나 소금의 바다로 흘러갑니다 
우리 마음도 그렇게 되게 하소서 

눈부신 빛으로 나무 둥치들과 안개를 통과해 곰과 뱀들이 잠자는 동굴을 덥혀 주고, 
우리를 잠에서 깨어나게 하는 태양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우리 마음도 그렇게 되게 하소서 

수억의 별들, 아니 그것보다 더 많은 별들을 담고 모든 힘과 생각을 초월해 있으면서 
우리 안에 있는 위대한 하늘, 할아버지인 우주 공간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우리 마음도 그렇게 되게 하소서. 


02. 아버지의 기도 - 더글러스 맥아더/ 출처: 홍승주 번역 
Amazing Grace/ Sungeun Kim (Viola) 

제 아이를 이런 사람이 되게 하소서. 

자신이 나약함을 인정하는 강인한 힘과 
두려울 때 자신을 직시할 수 있는 용기를 주시고 
정직한 패배에 부끄러워 하지 않고 당당하며 
승리에 겸손하고 온유한 사람이 되게 하소서. 

제 아이를 이런 사람이 되게 하소서. 
자신의 바람을 행동으로 옮길 줄 알고 
주님이신 당신을 믿으며 자신을 아는 것이 
지식의 기본임을 알게 하소서. 

평안하고 안락한 길보다 
도전과 역경이 있는 길로 인도하시어 
폭풍우 속에서도 일어설 줄 알게 하시며 
쓰러진 이들을 불쌍히 여길 줄 알게 하소서. 

마음을 맑게 하고 높은 이상을 갖게 하시어 
남을 다스리기 전에 자신을 다스리게 하시고 
내일을 내다보는 동시에 
과거를 잊지 않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기도하나니 이 모든 것들 이후에 
충분한 유머를 갖게 하시어 
인생을 경건하게 살아가면서도 
그 경건함이 지나치지 않게 하소서. 

자녀에게 겸손한 마음을 갖게 하시어 
참된 위대함은 소박함에 있고 
참된 지혜는 열린 마음에 
참된 힘은 부드러움에 있음을 기억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그의 아비된 저도 결코 
헛되게 살지 않았노라고 감히 고백하게 하소서. 


03. 기도 - 정채봉/ 출처: 태교를 위한 시/ 프리미엄 북스 
Tarrega: Lagrima/ Daekun Jang (Guitar) 

기는 듯이 살고 있는 
한심한 나를 살피소서 

늘 바쁜 걸음을 천천히 걷게 하시며 
추녀 끝의 풍경 소리를 알아듣게 하시고 
거미의 그물 짜는 마무리도 지켜보게 하소서. 

꾹 다문 입술 위에 
어린 날에 불렀던 동요를 얹어 주시고 
굳어 있는 얼굴에는 
소슬바람에도 어우러지는 
풀밭 같은 부드러움을 허락하소서. 

책 한구절이 좋아 
한참을 하늘을 우러르게 하시고 
차 한잔에도 혀의 오랜 사색을 허락하소서. 

돌틈에서 피어난 
민들레 한송이에도 마음이 가게 하시고 
기왓장의 이끼 한 낱에서도 배움을 얻게 하소서. 


04. 평화를 위한 기도 - 성 프란체스코 
Mendelssohn: Song without words Op.30, No.1/ Axel Strauss (Violin) 

오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의혹이 있는 곳에 믿음을,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두움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고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게 하여 주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용서함으로써 용서받으며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기 때문입니다. 


05. 말을 위한 기도 - 이해인 
John Field: Nocturn No.1/ Paolo Subrizi (Piano) 

제가 이 세상에 태어나 
수없이 뿌려놓은 말의 씨들이 
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조용히 헤아려 볼 때가 있습니다 

무심코 뿌린 말의 씨라도 
그 어디선가 
뿌리를 내렸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왠지 두렵습니다 

더러는 허공으로 사라지고 
더러는 다른 이의 가슴 속에서 
좋은 열매를 또는 언짢은 열매를 
맺기도 했을 언어의 나무 
주님, 제가 지닌 언어의 나무에도 
멀고 가까운 이웃들이 주고 간 
크고 작은 말의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습니다 

둥근 것, 모난 것, 밝은 것, 어두운 것 
향기로운 것,반짝이는 것 
그 주인의 얼굴은 잊었어도 
말은 죽지 않고 살아서 저와 함께 머뭅니다 

살아있는 동안 제가 할 말은 
참 많은 것도 같고 적은 것도 같고- 
그러나 말이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세상살이 
매일 매일 돌처럼 차고 단단한 결심을 해도 
슬기로운 말의 주인 되기는 얼마나 어려운지 

날마다 제가 말을 하고 살도록 허락하신 주님 
하나의 말을 잘 탄생시키기 위하여 
먼저 잘 침묵하는 지혜를 깨우치게 하소서 

헤프지 않으면서 풍부하고 
경박하지 않으면서 유쾌하고 
과장하지 않으면서 품위 있는 
한마디의 말을 위해 
때로는 진통 겪는 어둠의 순간을 
이겨내게 하소서 

참으로 아름다운 언어의 집을 짓기 위해 
언제나 기도하는 마음으로 
도(道)를 닦는 마음으로 말을 하게 하소서 
언제나 진실하고 
언제나 때에 맞고 
언제나 책임있는 말을 갈고 닦게 하소서 

제가 이웃에게 말을 할 때는 
하찮은 농담이라도 
함부로 내뱉지 않게 도와주시어 
좀 더 겸허하고 좀 더 인내롭고 
좀 더 분별있는 사랑의 말을 하게 하소서 

제가 어려서부터 
말로 저지른 모든 잘못 
특히 사랑을 거스른 
비방과 오해의 말들을 
경솔한 속단과 편견과 
위선의 말들을 용서하소서 
나날이 새로운 마음, 깨어있는 마음 
감사한 마음으로 
제 언어의 집을 짓게 하시어 
해처럼 환히 빛나는 삶을 
당신의 은총 속에 이어가게 하소서 


06. 걸림없이 살 줄 알라 - 잡보장경 중에서 
Walk with me/ Robin Speilberg (Piano) 

벙어리처럼 침묵하고 
임금처럼 말하며 
눈처럼 냉정하고 
불처럼 뜨거워라 
태산(泰山)같은 자부심을 갖고 
누운 풀처럼 자기를 낮추어라. 
임금처럼 위엄을 갖추고 
구름처럼 한가로워라. 
역경(逆境)을 참아 이겨내고 
형편이 잘 풀릴 때를 조심하라. 
재물(財物)을 오물(汚物)처럼 보고 
터지는 분노를 잘 다스려라. 
때로는 마음껏 풍류를 즐기고, 
사슴처럼 두려워 할 줄 알고 
호랑이처럼 무섭고 사나워라. 
때(時)와 처지(處地)를 살필 줄 알고 
부귀(富貴)와 쇠망(衰亡)이 
교차(交叉)함을 알라. 
이것이 지혜로운 이의 삶이니라. 


07. 저녁 기도 - 도종환/ 출처: 접시꽃 당신/ 실천문학사 
Nocturnes and the quarter Moon/ Michael Hoppe (Piano) 

우리가 한 쪽 팔을 잃고 고통에 소리칠 때 
우리의 마음 절망으로 꺾이지 않게 하소서 
우리가 사랑을 잃고 가슴을 찢겨 울때 
우리의 가슴 나약함으로 덮이지 않게 하소서 
우리가 두려움과 떨림으로 입술을 깨물 때 
자유와 정의를 향한 뜨거움 식어가지 않게 하소서 
우리가 가난과 굶주림에 쓰라려 넘어질 때 
평등과 평화를 이루려는 믿음 작아지지 않게 하소서 
우리의 다른 또 한 팔로 상처를 감싸며 
두 무릎이 남았음을 알게 하소서 
우리가 외로움 속에서 다시 기다릴 수 있는 것도 
오직 사랑하는 마음뿐임을 알게 하소서 
우리가 동터오는 새벽의 굳셈을 믿는 것도 
어둠이 결코 오래 가지 않는 때문임을 알게 하소서 
우리가 시린 바람 속에서 손에 손 맞잡는 것이 
이 세상을 사랑으로 비추는 길임을 알게 하소서....... 


08. 낡은 의자를 위한 저녁기도 - 정호승/ 출처: 포옹/ 창비시선 
Common ground/ Jeanette Alexander (Piano) 

그동안 내가 앉아 있었던 의자들은 모두 나무가 되기를 
더이상 봄이 오지 않아도 의자마다 싱싱한 뿌리가 돋아 
땅속 깊이깊이 실뿌리를 내리기를 
실뿌리에 매달린 눈물들은두 작은 미소가 되어 
복사꽃처럼 환하게 땅속을 밝히기를 

그동안 내가 살아오는 동안 앉아 있었던 의자들은 모두 
플라타너스 잎새처럼 고요히 바람에 흔들리기를 
더이상 새들이 날아오지 않아도 높게 높게 가지를 뻗어 
별들이 쉬어가는 숲이 되기를 
쉬어가는 별마다 새가 되기를 

나는 왜 당신의 가난한 의자가 되어주지 못하고 
당신의 의자에만 앉으려고 허둥지둥 달려왔는지 
나는 왜 당신의 의자 한번 고쳐주지 못하고 
부서진 의자를 다시 부수고 말았는지 

산다는 것은 결국 
낡은 의자 하나 차지하는 일이었을 뿐 
작고 낡은 의자에 한번 앉았다가 
일어나는 일이었을 뿐 


09. 어느 17세기 수녀의 기도 - 출처: 류시화 번역/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열림원 
John Field: Nocturne No.5/ Paolo Subrizi (Piano) 

주님, 주님께서는 제가 늙어가고 있고 
언젠가는 정말로 늙어 버릴 것을 저보다도 잘 알고 계십니다. 

저로 하여금 말 많은 늙은이가 되지 않게 하시고 
특히 아무 때나 무엇에나 한 마디 해야 한다고 나서는 
치명적인 버릇에 걸리지 않게 하소서. 

모든 사람의 삶을 바로잡고자 하는 열망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소서. 

저를 사려깊으나 시무룩한 사람이 되지 않게 하시고 
남에게 도움을 주되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게 하소서. 

제가 가진 크나큰 지혜의 창고를 다 이용하지 못하는 건 참으로 애석한 일이지만 
저도 결국엔 친구가 몇 명 남아 있어야 하겠지요. 
끝없이 이 얘기 저 얘기 떠들지 않고 곧장 요점으로 날아가는 날개를 주소서. 

내 팔다리, 머리, 허리의 고통에 대해서는 아예 입을 막아 주소서. 
내 신체의 고통은 해마다 늘어나고 
그것들에 대해 위로받고 싶은 마음은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아픔에 대한 얘기를 기꺼이 들어줄 은혜야 어찌 바라겠습니까만 
적어도 인내심을 갖고 참아 줄 수 있도록 도와 주소서. 

제 기억력을 좋게 해주십사고 감히 청할 순 없사오나 
제게 겸손된 마음을 주시어 
제 기억이 다른 사람의 기억과 부딪칠 때 혹시나 하는 마음이 조금이나마 들게 하소서. 
나도 가끔 틀릴 수 있다는 영광된 가르침을 주소서. 

적당히 착하게 해주소서. 
저는 성인까지 되고 싶진 않습니다만.... 
어떤 성인들은 더불어 살기가 너무 어려우니까요……. 
그렇더라도 심술궂은 늙은이는 그저 마귀의 자랑거리가 될 뿐입니다. 

제가 눈이 점점 어두워지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 
저로 하여금 뜻하지 않은 곳에서 선한 것을 보고 
뜻밖의 사람에게서 좋은 재능을 발견하는 능력을 주소서. 
그리고 그들에게 그것을 선뜻 말해 줄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을 주소서. 




10. 누군가의 기도 - 박화목 
Cantabile/ Michael Hopp?(Piano) 

이 깊은 밤에 누군가 
나를 위하여 기도하고 있을 것이다. 
이 깊은 밤에 누군가 
잠 못이루고 아픔을 함께하고 있을 것이다. 
창밖은 차가운 날씨, 꽁꽁 얼어붙는 속에 
뜨거운 눈물로 배게 적시며 적시며 
누군가 나를 위하여 기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왠지 자꾸만 흐트러지는 마음 
갈수록 곤비한 삶을 바로잡기 위하여 
기도를 하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 슬픔의 날을 함께 지날 수 있다면 
아픔의 찔림을 그 고통을 함께 이겨낼 수 있다면 
먼 방황의 끝에서 다시 돌아와야만 하는 
그런 순간에 두 손을 꼭 붙들어 준다면 
휘몰아치는 회오리 눈바람 속에서라도 
동행하는 믿음의 벗이 있다면 
누군가 밤을 허비며 잠을 설치며 
안타까이 기도하는 그 음성을 들을 수 있다면 
하늘의 별들은 다시 솟구쳐 빛날 것이다. 
그윽한 님의 음성이 들려올 것이다. 
천상의 나팔 소리 같은 새 생명의 힘이 
콸콸콸 차고 넘칠 것이다. 
이리하여, 누군가 나를 위하여 
한밤중 눈물 적시며 기도하고 있음은 
정녕 한량없는 크신 은혜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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