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의 기술이, 역사적인 연주에 깊이를 더할 때

생전에 ‘살아있는 마지막 낭만주의 피아니스트’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 얼 와일드(1915~2011)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세트이다. 1~4번이 수록되어 라흐마니노프가 피아노로 일군 소리의 산맥을 넘고,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로 매력을 더했다. 얼 와일드의 화력은 대단하다. 라흐마니노프 특유의 피아니즘과 다이내믹한 화음, 멜랑콜릭하면서도 서정적인 선율이 얼 와일드의 기민하고 섬세한 손끝에서 빛을 발한다. 야사 호렌슈타인(1898~1973)이 지휘봉을 잡았다. 옛 영광의 화려했던 순간을 부활시키는 것은 SACD 특유의 고음질이다. “리마스터링에서 드러나는 사운드의 풍부함은 이들의 녹음 날짜를 믿기 어렵다”(그라모폰 클래시컬 뮤직 가이드)라는 호평이 과언이 아니다. 연주자들의 연륜은 깊이감을, 첨단 기술은 명징한 사운드를 제공한다. 

[Tracklist]
Sergey Vasil'yevich Rachmaninov (1873-1943)

(CD 1)
Piano Concerto No. 1, Op. 1 in F sharp minor fis-Moll fa dièse mineur
1 I Vivace 11:55
2 II Andante 5:33
3 III Allegro vivace 6:42

Piano Concerto No. 2, Op. 18 in C minor c-Moll ut mineur
4 I Moderato 9:18
5 II Adagio sostenuto 10:22
6 III Allegro scherzando 10:41

(CD 2)
Piano Concerto No. 3, Op. 30 in D minor d-Moll ré mineur
1 I Allegro 14:59
2 II Intermezzo. Adagio 8:42
3 III Finale. Allegro 11:40

Piano Concerto No. 4, Op. 40 in G minor g-Moll sol mineur
4 I Allegro 8:55
5 II Largo 5:25
6 III Allegro vivace 8:36

7 Rhapsody on a Theme of Paganini, Op. 43 20:37

역시! 악기조차 노래하게 한, 베르디!

바이올린 협연으로 만나는 뒤팽의 [‘라 트라비아타’ 아리아 주제에 의한 환상곡], 오보에가 노래하는 파스쿨리의 [베르디의 ‘시칠리아 저녁기도’ 주제에 의한 그랑 콘체르토]에는 베르디의 오페라 선율, 작곡가의 개성, 악기의 매력이 포개져 있다. 바리에이션(변주)의 디자인의 옷을 입힌 작품의 매력은 여기에 있다. 이 음반의 콘셉트는 한마디로 ‘악기로 만나는 베르디’이다. 무엇보다 베르디의 유일한 실내악곡 현악 4중주(E Minor)가 수록되었다.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도전해보았다고 하지만, 매력 포인트가 너무 많다. ‘만약 그가 기악이나 실내악에도 도전했다면 음악의 역사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재미난 의문이 돋을 정도로, 베르디의 이면적인 매력을 담았다(4중주를 편곡하여 소편성 현악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선보인다).

[Tracklist]
Marc-Olivier Dupin (b. 1954): Fantasia on Arias from La traviata

1 Introduction: Presto - Moderato 1:28
2 II Allegretto 2:30
3 III Andantino 3:51
4 IV Brillante 1:26
5 V Andantino 4:56
6 VI Allegro brillante 4:56
7 Antonio Pasculli (1842-1924): Grand Concerto on Themes from
   Verdi's I vespri sicilianit 13:21
Giuseppe Verdi (1813-1901): String Quartet in E minor e-Moll mi mineur arr. for strings
by Y. Turovsky

8 I Allegro 8:20
9 II Andantino 8:10
10 III Prestissimo 3:06
11 IV Allegro assai mosso 4:17